[단독]쓰러져가는 집 한 채에…떠밀린 ‘복지 사각지대’

2022-04-21 282



[앵커]
숨진 모자는 전기나 수도요금도 제대로 못낼 정도로 생활고를 겪었습니다.

여러차례 기초생활수급 신청을 했지만 선정되지 못했는데요.

영상으로 보신 것 처럼 금방이라도 쓰러질 것 같은 집 한 채가 자기 소유라는 이유로 국가의 도움을 받기 어려웠습니다.

김승희 기자가 이어갑니다.

[리포트]
80대 노모와 50대 아들이 숨진 채 발견된 주택.

대문에 전기요금 고지서가 붙어 있습니다.

전기료가 지난해 9월부터 연체돼, 사용 전력량을 제한한다고 안내하고 있습니다.

한 달 전기요금은 평균 5만 원 정도.

연체된 금액은 26만 원이었습니다.

이 돈을 내기 어려울 정도로 모자의 생활은 궁핍했던 걸로 보입니다.

이웃 주민은 숨진 모자가 식재료를 마련하기 힘들 정도로 형편이 어려웠다고 말합니다.

[이웃 주민]
"밥도 쌀도 없어서. 누가 (돈) 버는 사람이 있어야죠. 아들이 엄마 병간호하느라고. 그러니깐 돈을 벌 수가 없잖아. 매일 생활고에 몇 년을 시달리다가 굶어서 저렇게 됐는데 어떡해."

이 집의 유일한 수입원은 노모 앞으로 매달 들어오는 기초연금 25만 원이었습니다.

두 사람은 구청에 여러차례 기초생활 수급자로 선정해 달라고 신청했지만 탈락했습니다.

이들이 살고 있는 집이 자기 소유라는 이유가 컸습니다.

[종로구청 관계자]
"담당 (공무원)이 갈 때마다 신청을 몇 번은 했었나봐요. 그래도 탈락한 이유는 재산이 있었네요, 이분이."

2인 가구 기준 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있는 소득 기준은 97만 8천원.

소득이 없어도 소유 주택 가치를 계산해 소득으로 환산하는데 이 액수가 선정 기준을 웃돌았다는 겁니다.

복지사각에 있는 이들을 발굴하는 제도가 있지만 이들을 찾지는 못했습니다.

건강보험료가 장기 체납되거나 저소득자인데 의료비 지출이 높아야 수혜를 받을 수 있는데 숨진 모자는 해당되지 않았던 걸로 전해졌습니다.

좀처럼 사라지지 않는 복지 사각지대 해소 대책이 시급합니다.

채널A 뉴스 김승희입니다.

영상편집 : 최동훈


김승희 기자 sooni@donga.com